고양이사료에 옥수수, 괜찮을까? 옥수수가 포함된 국내 고양이 사료

저렴한 고양이 사료의 성분표를 보면 옥수수 (혹은 마이즈)가 들어가는 경우가 꽤 있는데요. 어떤 사료에는 '옥수수 글루텐'이라는 재료가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재료는 정확히 무엇이며, 고양이가 섭취했을 때 어떤 영향을 줄까요?

Corn Gluten Meal 혹은 Maize Gluten Meal 로 표기된 옥수수 글루텐(간혹 옥글루텐)은 반려동물 식품 산업에서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용되는데요. 보통 이것은 옥수수를 가공해 콘 시럽을 만들 때 생기는 부산물로, 이름과 달리 진짜 '글루텐'이 들어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글루텐을 검색해보면, "소맥에서 제조되는 단백질의 혼합물. 주로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으로 구성된다. 빵의 골격을 이루는 단백질이며, 다른 곡물에서는 글루텐이 형성되지 않는다."라고 설명이 돼 있는데, 보통 밀, 보리, 호밀, 귀리에서만 진짜 글루텐을 얻을 수 있고, 옥수수 글루텐이라는 표현은 옥수수의 단백질 추출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잔토필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닭의 사료에 자주 쓰이는데요.

우리가 사료를 고를 때, 많은 반려동물의 부모들이 단백질의 함량을 보고 사료를 선택하고는 합니다. 고단백일 수록 무조건 좋다는 분들도 있고, 30% 이상이 좋다더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적어도 '고단백'이라는 말이 나쁜 뜻으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백질의 양만 보는 것은 하나만 보고 열을 판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에도 중요하게 볼 것이 많아요. 그 중 하나는 단백질의 소화율과 영양가입니다.

옥수수의 단백질 소화율은 그리 낮은 편이 아닙니다. 보통 90%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것만 보면 생선보다도 더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옥수수에는 고양이에게 필수 아미노산인 L-라이신(혹은 리신)과 트립토판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주요 단백질을 옥수수로 채운 사료를 장기간 급여할 경우 고양이는 심각한 아미노산 불균형을 안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옥수수는 소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깁니다. 이건 사람에게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육식 동물이라 소화 시간이 짧은 편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배설하게 됩니다.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영양소는 변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거기다가 만약 여러분의 반려동물이 옥수수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배탈, 구토 및 설사, 영양 결핍, 체중 감소, 염증성 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2차적인 증상으로 탈모나 심한 가려움, 긁힘과 상처 등 피모에 관련된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옥수수 글루텐 (및 옥수수)에는 탄수화물이 과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곡물들에 비해서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35% 정도), 그 나머지는 대부분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장이 짧고 아밀라아제 효소가 부족한 고양이에게는 소화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양입니다. 제대로 분해되지 못한 다당류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고양이가 비만이나 당뇨에 걸릴 가능성을 높여 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밀라아제 등의 소화 효소를 첨가하는 사료 브랜드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마트 등에 판매하는 고양이 사료들에는 이러한 옥수수 같은 저급한 원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료 브랜드 중 상당수가 양계, 양돈용 사료들을 취급해 이러한 재료에 접근하기 쉬운 원인도 있겠지요.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고양이에게 옥수수, 대두, 밀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잘 소화할 수 없고,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며,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료를 고를 때 이런저런 숫자들을 보고 고르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먹을 음식을 고른다는 생각으로 원료들도 들여다 봐야 합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음식을 먹으면서 살지만, 대부분의 반려묘는 매일 같은 사료만을 먹습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사료가 곧 여러분의 고양이의 건강에 직결됩니다. 고양이가 소화하지 못하는 원료로 고단백 사료를 만든 것보다 고양이가 좋아하고 잘 소화할 수 있는 원료로 만든 저단백 사료가 훨씬 고양이의 몸에 좋습니다. 

참고가 될까싶어 찾아온 옥수수가 첨가된 고양이 국내 사료 목록입니다...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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