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리스틱사료만 먹여왔는데 펫숍의 권유로 새 사료를 샀는데 알고보니 프리미엄 등급이라 걱정되요.'
평소 반려견에게 먹이던 사료보다 낮은 등급의 사료를 먹인 것을 걱정하며 한 누리꾼이 강아지 관련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매장 직원이 좋은 사료라고 권해서 샀는데 막상 인터넷에 있는 등급표를 찾아보니 해당 사료가 더 아래 등급에 속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사료 등급은 개와 고양이글 기르는 사람들에겐 익숙하다. 인터넷에 '사료 등급'만 입력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장 많이 나오고 정설처럼 여겨지는 게 피라미드 구조의 등급표다. 맨 위 오가닉(organic)을 시작으로 홀리스틱(Holistic), 수퍼 프리미엄(Super Premium), 프리미엄(Premium), 그로서리(Grocery)까지 5등급으로 나뉜다. 4년째 개를 키우고 있는 주부 이주연(39)씨는 "한우 고를 때 등급을 보는 것처럼 당연한 것"이라며 "홀리스틱이나 오가닉이라고 하면 일단 안심하고 구매한다"고 말했다.
사료에서 등급을 찾을 수 없는 이유
하지만 동물병원이나 펫숍, 마트에서 사료를 살 때 포장지를 아무리 자세히 찾아봐도 정확하게 어떤 등급인지는 알 수 없다. 일부 사료 이름에 '홀리스틱'이나 '오가닉'을 사용하고있지만 이것이 등급을 말하는 건 아니다. 결국 인터넷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검색해야만 해당 사료가 어느 등급에 속해있는 지를 알 수 있다. 이유가 뭘까. 바로 인터넷상에 떠도는 사료 등급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봉 이리온 동물병원 대표원장은 "사료 등급표는 사료 업계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사료 등급이 미국농무부(USDA)나 미국사료협회(AAFCO)의 규정을 인용했다는 것부터 잘못된 정보다. 두 기관 모두 피라미드식 사료 등급을 규정하거나 시행하고 있지 않다. 다만 오가닉은 실제 미국농무부에서 사용한 용어다. 유기농 재료를 95% 이상 사용한 동물 사료 라벨에만 USDA인증 마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함정은 1~2% 정도 소량만 유기농 재료를 사용했을 때다. 인증마크를 붙일 순 없지만 오가닉이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되기 때문이다.
"휴먼그레이드(사람이 먹을 수 있는)"≠"홀리스틱"
'홀리스틱'은 사람이 먹어도 되는 재료로 만든 사료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선 프리미엄 사료의 대명사처럼 통용되고 있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 홀리스틱을 검색하면 '미국 농무부에서 인증을 받아서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최고급 사료'라고 나온다. 실제 마트나 동물병원의 사료 진열대엔 홀리스틱이라는 이름의 사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사료 브랜드 지니펫에 '더홀리스틱'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료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홀리스틱은 법적 용어가 아니다. 수의사들이 운영하는 세계적인 온라인 매체 '펫엠디(PET MD)에 따르면 동물 사료에 관련된 법규로 정의되어진 홀리스틱이라는 용어가 없다. 다시 말해 법적으로 정의를 하거나 사용 여부를 결정한 게 아니어서 어떤 제조사든지 사용된 원재료에 관계 없이 홀리스틱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홀리스틱이라는 단어를 언제부터 사용한 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의 한 메이저 사료업체가 마케팅 방법으로 사용하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치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말처럼 한국에선 홀리스틱이 좋은 사료라고 맹신되고 있지만 사실 홀리스틱이라는 용어 사용에 정확한 기준이 없다"고 강조했다.
원료 대신 영양 성분 비교해야
사료 등급이 원료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자체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네슬레 퓨리나 관계자는 "해당 등급이 원료의 품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원료가 무조건 나쁘다는 흑백 논리로 작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홀리스틱이 먹으면 좋지 않은 부산물과 합성보존제, 색소 같은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데 부산물이 나쁘게 보는 것부터 잘못이다. 부산물은 살코기를 얻기 위해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것으로 인터넷상에 떠도는 것처럼 로드킬 당한 사체나 병들어 폐사한 동물의 사체에서 알 수 없는 부위를 추출한 것이 아니다. 글로벌 사료 브랜드 힐스펫뉴트리션의 백정은 마케팅 팀장은 "부산물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특유의 맛과 향때문에 기호성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료는 어떻게 골라야할까
개와 고양이는 주로 사료만 먹기 때문에 사료는 사람의 주식보다 더 중요하다. 원료보다는 영양 성분이나 구성을 살펴봐야 한다.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김지현 수의사는 "개와 고양이는 주식이 사료이기 때문에 만약 사료에서 부족한 성분이 있게 되면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가 결손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연령에 알맞은 사료를 먹여야 한다. 예를 들어 강아지는 생후 10~12개월 부터 성견으로 보는데 이전까지는 지방 등 열량이 높은 사료를, 이후에는 열량이 낮은 성견용 사료를 먹여야 한다. 간혹 반려견이 잘 먹는다는 이유로 성견에게 강아지용 사료를 계속 먹이는 보호자가 있는데 비만이나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러지나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수의사에게 조언을 구한다. 백정은 팀장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원료에 따른 사료 등급표는 근거가 없는데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 팀장은 "원료에 집착하는 사료 등급보다는 영양 균형과 생산공정 등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을 위해 고안된 제품은 사람에게 영양적으로 적합하지 않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중략) 제품이 '휴먼그레이드'로 광고되는지 여부는 제품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모든 반려동물 사료 제품은 정제되지 않은 것을 포함하여 사료 요구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저는 출처가 불명확한 재료, 위험 성분, 알러지 주의 재료, AAFCO 영양 성분 기준치 통과 여부, 리콜 이력 등을 우선적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그 외에 곡물/옥수수·감자류 사용여부, 생육/건조육 사용여부, GMO 재료 사용여부, 유기농 재료 사용여부 등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등급은 정말 의미 없다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각자의 반려묘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고양이가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 어떤 제형의 사료를 좋아하는지, 건강 상 중점적으로 케어해줘야할 포인트가 무엇인지, 어떤 것에 알러지가 있는지, 어떤 것을 먹었을 때 토출을 하거나 설사를 했는지를 봐주세요. 그래야 더 좋은 사료에 대한 고민이 의미를 찾게 됩니다.
주제 넘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료들 많이 알아보고 글 올리겠습니다ㅎㅎ
앗 혹시 몰라 추천하는 사료 브랜드 몇개만 남겨 놓겠습니다.
웰츠, 위시본, 아카나, 에센셜재규어, 고, 게더, 치킨수프포더소울, 나우, 오리젠
요 정도...?? 위 브랜드의 모든 제품들이 추천할 만하다는 것은 아니예요. A
좀 더 살펴 보시면 칼로리가 과하거나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은 사료들도 많습니다.
'고양이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사료 리콜에 대하여 (국내 사료는 왜 FDA 리콜이력이 없을까) (0) | 2020.06.04 |
---|---|
강아지와 고양이 사료 피해야 할 위험 원료/성분 (0) | 2020.06.04 |
고양이사료 식물성 원료가 주요 성분으로 있는 사료는 무조건 나쁘다?? (0) | 2020.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