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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정보

고양이사료 리콜에 대하여 (국내 사료는 왜 FDA 리콜이력이 없을까)

by 돈민찌 2020.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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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미국에서 백여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사료를 먹고 사망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규모 사료 제조사 메뉴 푸드 산하의 150여 개 브랜드의 제품 다수(국내 수입되는 제조사 중에서는 내추럴 발란스, 로얄캐닌, 블루버팔로, 아이암스, 유카누바, 이볼브, 힐스 등)에서 발견된 멜라민이 원인으로 밝혀지며 사료 제조 안전성의 경각심을 일깨운 사건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들어갈리가 없는 멜라민이 사료에 들어간 이유는 단백질 함량을 높이기 위해 중국에서 저가에 납품된 밀가루와 완두콩 전분(완두콩 박)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료의 단백질 함량(조단백)을 측정할 때 질소함량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밀가루 자체가 질소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멜라민까지 더하면 질소 함량이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다음 해인 2008년에는 중국의 분유 제조업자들이 우유의 단백질 함량을 늘릴 목적으로 사용하여 5만여 명이 신부전증에 걸리고, 4명의 영유아가 사망하면서 관련자들이 사형, 무기징역 등에 처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와 고양이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신장 관련 질병을 앓거나 사망하게 되었고, 미국 식품의약처(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주도하에 문제 사료에 대한 리콜이 대대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사료 리콜을 시행하고 있고, 반면에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은 반려동물 사료를 리콜의 범위에 포함하지 않아, FDA의 리콜 이력은 오늘날 사료의 제조 안전성을 관리하는 유일한 장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사료는 한국 식품의약처는 물론 미국 식품의약처의 리콜 대상이 아니며, 그러므로 국산 제품이 리콜 이력이 없어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 입니다. 일부 제조사들 혹은 판매원에서 국내 사료에 'FDA 리콜 이력 없음'을 홍보 문구에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입니다.

 

사료는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는 동물들을 위한 식품이기 때문에 더욱 보수적으로 제조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단편적인 리콜 이력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아예 저버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리콜 이력이 없는 브랜드가 앞으로도 리콜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고, 제조 이력이 길고 규모가 큰 제조사일수록 리콜 이력이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리콜 이력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제조사가 이에 얼마나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처했는지입니다. 원료나 성분에 대한 의혹을 제기받고도 그 부분의 개선 사항을 공지하지 않거나, 매해 비슷한 혹은 다른 이유로 여러 차례 리콜이 되는 브랜드는 식품 공급자로서의 책임 의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에요. 리콜의 사유 역시 중요하지요. 생명에 치명적인 세균(살모넬라, 리스테리아 등)이나 질식의 위험을 줄 수 있는 이물질이 발견되어서 리콜이 된 이력이 있다면 구매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지요.

제조와 유통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당연히 실수나 오류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잘못된 제품에 대한 리콜은 제품에 지불한 값에 응당한 소비자의 몫을 지켜주고, 잘못된 제품을 구매하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합니다. 궁극적으로 리콜은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시스템이에요. 동물 관련법이 강화되어서 우리 반려동물들이 소유물이 아닌 가족으로 인정받고, 우리 식약처에서도 정기적인 사료 전수조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제조사별 FDA 리콜 이력이예요. 참고하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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