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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정보

고양이사료 식물성 원료가 주요 성분으로 있는 사료는 무조건 나쁘다??

by 돈민찌 2020.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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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저도 확신을 가지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업계에서도 확실하게 논란이 종결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네요.

일부 사료를 보면, 곡물이 제 1원료로 육류보다 앞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제가 블로그에 업로드한 사료 브랜드들은 성분표를 엑셀에 정리해서 가지고 있는데, 수입 브랜드 중에선 네이처스 프로텍션, 위스카스, 메라파인이스트가 제1원료로 곡물류(옥수수, 쌀, 밀)들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네이처스 프로텍션은 쌀, 메라파인이스트는 시니어 제품이 제1원료 쌀을, 위스카스의 경우 제1원료와 제3원료가 모두 곡물이네요. 내추럴 발란스 LID 제품은 곡물은 아니지만 완두콩이 제1원료로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이 제품들은 곡물이 첫번째로 보일까요? 또 왜 많은 영양사들과 수의사들, 반려동물의 주인들은 곡물이 첫번째 성분으로 들어간 반려동물 제품을 낮은 품질이라 하고, 피해야 한다고 할까요? 그런 얘기의 논지는 쉽고 단순합니다. "개와 고양이의 조상들은 육식동물이었다. 아무리 그들이 가축화가 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여전하다." 물론 이것이 틀린 말이라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가격 혹은 기호도의 문제, 혹은 가공방법(익스트루전) 때문에 탄수화물원이 사용되지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육식동물인 개와 고양이들에게는 식물성 영양소보다 동물성 영양소가 더 적합할 것입니다.

그러나 잠깐만 수학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어떤 사료들은 각 원료의 함유량을 퍼센트로 상세하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고급 사료인 이 브랜드들의 제품에는 많으면 40가지가 넘는 원료들의 모든 함량을 표기하지는 않지만, 각 레시피의 중심이 되는 육류나 오일 등에는 퍼센트를 표기해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그 중에 트루라인의 미트&피쉬 버라이어티 제품의 원료를 한번 보겠습니다.

신선한 닭고기 (14%), 신선한 연어 (14%), 가금류 분말(14%), 건조 연어 (14%), 타피오카, 고구마, 건조 칠면조고기 (11%), 통 계란 분말 (6%), 닭 지방 (5%), 가수분해 닭고기 (2.5%), 감자 단백질, 연어 오일 (1%), 완두콩 섬유, 건조 크릴 새우, 미네랄류, 글루코사민, 만난 올리고당, 프락토 올리고당, 해조류, 녹차, 유카 추출물, 당근, 포도 씨, 콘드로이친, 시금치, 그린 빈스, 빌베리, 크랜베리, 블랙커런트, 사과, 민들레, 금잔화, 캐모마일, 페퍼민트

자, 닭고기 14%, 연어 14%, 가금류 분말 14%... 등등 재료들이 많이 표기되어 있죠? 첫번째 재료인 생 닭고기에 대해 먼저 얘기해볼게요. 일반 닭고기는 약 70%의 수분과 18% 단백질 그리고 5%대의 지방 함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3원료에 보이는 가금류 분말은, 수분을 거의 다 제거한 형태이니까 1kg의 건조 사료를 만든다면 150g 정도를 넣었겠지만, 생 닭고기는 1kg의 사료를 만들기 위해서 대략 470g 정도를 넣어야 했을 겁니다. 같은 함량을 만들기 위해 첨가되는 양이 세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죠. 이런 원리 때문에 생육만 사용한 사료들이 고단백 사료이기 어려운 것입니다. 헤일로 같은 경우가 그렇죠. 이것이 제가 생육과 건조육을 모두 사용한 제품이 좋다고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건조육과 육분은 다르긴 합니다.)

위의 제품에서 타피오카, 고구마는 얼마 정도의 함량으로 들어있을까요? 높은 함량부터 표기해야 하는 것이 법제화되어 있으니, 앞에 있는 건조 연어보다는 적은 함량이면서 통계란보다는 많은 함량으로 들어 있겠죠? 그렇담 대략 6%에서 11% 사이로 추정되네요. 그런데, 이 사료가 만약에 LID 사료라면? LID 사료 혹은 처방식 사료는 알레르기 반응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원료의 가짓수를 최소한으로 줄여 만듭니다. 위의 제품에서는 닭고기, 연어, 가금류 분말, 건조 연어, 건조 칠면조, 계란 분말, 가수분해 닭고기, 감자단백질. 총 8가지의 단백질원이 있습니다. 또, 타피오카, 고구마, 완두콩 섬유, 그린 빈스 등 4가지의 원료가 탄수화물원으로 보이네요. 이것을 한가지 혹은 두세가지로 줄인다면, 숫자가 커질 것이고, 원료 함량의 순서가 변할 수 있겠죠.

사료의 등록성분량 표를 보면, 단백질+지방+섬유+회분+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메가3,6 지방산은 지방에, 아미노산은 단백질에, 칼슘과 인 등 미네랄은 회분에 포함되어 있지만 따로 표기해 놓은 것이죠. 단백질 함량이 평균적으로 35% 정도이고, 지방은 17% 정도, 수분은 10%, 섬유소와 회분은 합쳐서 13% 정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영양소의 총합(100%)에서 이것들의 합을 빼면 나오는 것이 탄수화물, 대략 25% 정도가 되겟네요. 이 탄수화물은 우리 개 고양이들에게 필수 영양소가 아니니 표기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꼭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브랜드들은 곡물의 알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탄수화물원을 한가지 혹은 두가지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단일 탄수화물원의 함량은 25% 이상이 되면서, 여러 종류의 단백질원보다 앞에 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예시로 포르자10의 처방식 하이포알러제닉(저 알레르기)의 원료를 살펴보면,

, 생선 분말 (앤초비) 26%, 생선 단백질, 닭 지방, 생선 오일, 식물성 유지류, 비트 펄프, 미네랄류, 맥주 효모, 가수분해 효모 (바이오 만난 올리고당), 프락토 올리고당, 유카 시디게라 (AFS 태블릿 7%): 가수분해 생선 단백질, 가수분해 식물성 단백질, 미네랄류, 허브 추출물 (마늘 0.0241%, 우엉 0.015%, 알로에 베라 0.0112%, 당아욱 0.0052%).

이렇게 되는 것이죠. 단백질원은 생선 분말, 생선 단백질, 가수분해 생선 단백질, 가수분해 식물성 이렇게 네가지인데, 탄수화물은 알레르기를 적게 일으키기 위해 쌀을 단일 탄수화물원으로 사용하니까 26%보다 높게 나와서 제1원료가 된 것입니다. 단백질원인 육류 속에도 탄수화물은 있기 때문에 실제 이 사료의 탄수화물 함량은 35%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이런 사료가 나쁜 사료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알레르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앤초비(멸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단백질원을 가수분해했고, 알레르기 발생 가능성이 적은 원료만 사용했습니다. 탄수화물 함량(35%)이 단백질 함량(31%)보다 높은 것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예민한 장을 가진 아이들에게 고단백의 식사는 장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어떤 사료가 제1~3원료로 곡물이나 콩류, 탄수화물원을 표기해놓았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원료를 살펴보고 판단을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추럴 발란스 LID 제품의 경우 단일 탄수화물원(완두콩)과 세가지의 단백질원을 사용했고, 네이쳐스 프로텍션 화이트 캣은 단일 탄수화물원인 쌀 다음으로 네가지의 단백질원을, 메라파이니스트 시니어 제품은 단일 탄수화물원인 쌀(30%)이 제1원료이지만, 제2원료인 가수분해 가금 단백(18%)과 가금육(15%)을 합치면 쌀보다 더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스카스는 그냥 나머지 성분들도 엉망이니까 여기서는 논외로 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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